노벨사이언스 특별인터뷰 / 조완규 전 서울대학교 총장
우리나라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 가능성, 희망적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과학분야의 창의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중요
지난 10월 5일~8일, 스웨덴 노벨재단에서 2020년도 노벨과학자 수상자를 발표하였다. 1901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32개국에서 총 624명이 노벨과학상을 받았지만 올해도 한국인 수상자는 없었다. 그러나 눈여겨 볼 변화는 있었다. 서울대 현택환 교수가 글로벌 정보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노벨상 유력 수상자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으로, 한국인이 노벨명단에 포함된 것은 세 번째이다. 한국인 노벨상 과학자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오늘날, 본지에서 오성남 교수를 초빙하여 국내 과학계 큰 인물인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을 만나 국내 과학의 발전과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 일시 : 2020. 10. 16 오전 11:00 ~
- ■ 대담 : 오성남 숭실대 교수 / 사진 : 원동현 실장
- ■ 장소 : 국제백신연구소(IVI)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요. 아쉬운 점은 재원들이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참 아타깝다고 말하는 조완규 전 총장 |
서울대 켐퍼스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 현관에서 오성남 교수(우)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좌) |
▲오성남 교수 = 올해도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하지 못했습니다. 국력은 상당히 높아졌는데 왜 노벨과학상 수상이 탄생하지 못하는지요.
▲조완규 전 총장 = 대한민국에서 언제쯤 노벨과학상이 나오겠느냐는 질문이 많이 있다. 사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어렵겠다 싶은 상이었어요. 노벨상은 최근 몇 년의 연구 업적을 가지고 논하는 상이 아니지요. 긴 시간 연구 성과를 두고 전 세계의 과학계에 도움이 되는 연구인지를 보는 것인데 그간 우리나라는 기반이 없었기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러나 최근 7~8년전부터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요. 아쉬운 점은 재원들이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우수한 연구 과학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전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구 대비 영국에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이 많아요. 영국이 노벨상을 다수 수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곳의 경쟁력은 ‘안정된 연구기금’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연구기금을 타기 위한 경쟁이 연구의 본질보다 앞서지 않아요.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기본적 환경이 제공된다는 것으로, 이 부분은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 봐요.
▲오 교수 =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자 탄생과 과학기술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풍토를 어떻게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조 전 총장 = 연구하는 사람들이 연구기금을 타기 위한 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풍토를 없애야 해요. 이에 대한 평가는 누가 하는가. 사실 국내에 평가할 수 있는 층은 얕아요. 교수가 평가하고 제자가 평가받는 일이 많은데, 평가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에요. 연구는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고 싶다는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파고 들어가는 정신이 있어야 진정한 연구결과가 나오는데, 돈을 중심으로 한 연구는 겉치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 교수 = 총장님은 기초과학분야에 많은 기여를 하셨는데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과학분야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조 전 총장 = 무엇보다 연구하는 사람들이 창의력을 키워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창의력이 중시되고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키워나갈 수 있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해요. 아무것도 아닌 얘기라 할지라도 뭔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왜 그럴까’가 이어지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이런 분위기와 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곧 발전에 직결되는 계기이기 때문이지요.
조 전 총장은 "연구하는 사람들이 연구기금을 타기 위한 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풍토를 없애야 해요. 연구는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고 싶다는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돈을 중심으로 한 연구는 겉치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말한다. |
▲오 교수 = 연구인력 육성이 시급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봅니다만, 그런데도 세계의 대학에 비하면 아직도 수준이 낮다고 보는데요.
▲조 전 총장 = 세계 대학 평가의 기준에 보면 ‘자기 연구 항목’이 있어요. 얼마나 스스로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인데, 과연 국내 대학에서 자기 연구를 하는 대학이 몇이나 될까. 적어도 자기 연구를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하지 못했습니다. 국력은 상당히 높아졌는데 왜 노벨과학상 수상이 탄생하지 못하는지요.
대한민국에서 언제쯤 노벨과학상이 나오겠느냐는 질문이 많이 하는데 사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어렵겠다 싶은 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벨상은 최근 몇 년의 연구 업적을 가지고 논하는 상이 아니에요. 긴 시간 연구 성과를 두고 전 세계의 과학계에 도움이 되는 연구인지를 보는 것인데 그간 우리나라는 기반이 없었기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 노벨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관심이 많아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심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풍토 만들기에 노력은 미흡하다"고 말하는 조완규 전 총장은 노벨사이언스가 풍토조성에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그러나 최근 7~8년전부터 희망이 있다는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우수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아쉬운 점은 재원들이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직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우수한 연구 과학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전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구 대비 영국에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이 많이 있어요. 영국이 노벨상을 다수 수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곳의 경쟁력은 ‘안정된 연구기금’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연구기금을 타기 위한 경쟁이 연구의 본질보다 앞서지 않아요.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기본적 환경이 제공된다는 것으로, 이 부분은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 봅니다.
▲오 성남 교수 = 우리나라 노벨상 수상자 탄생과 과학기술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풍토를 어떻게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조 전 총장 = 연구하는 사람들이 연구기금을 타기 위한 것을 최우선으로 두는 풍토를 없애야 해요. 이에 대한 평가는 누가 하는가. 사실 국내에 평가할 수 있는 층은 얕다요. 교수가 평가하고 제자가 평가받는 일이 많은데, 평가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연구는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고 싶다는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파고 들어가는 정신이 있어 야 진정한 연구결과가 나오는데, 돈을 중심으로 한 연구는 겉치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오 교수 = 총장님은 기초과학분야에 많은 기여를 하셨는데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과학분야의 당면과제는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조 전 총장 = 무엇보다 연구하는 사람들이 창의력을 키워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창의력이 중시되고 자연스런 환경 속에서 키워나갈 수 있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얘기라 할지라도 뭔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왜 그럴까’가 이어지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이런 분위기와 교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곧 발전에 직결되는 계기이기 때문에요.
▲오 교수 = 연구인력 육성이 시급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봅니다만, 그런데도 세계의 대학에 비하면 아직도 수준이 낮다고 보는데요.
▲조 전 총장 = 세계 대학 평가의 기준에 보면 ‘자기 연구 항목’이 있습니다. 얼마나 스스로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인데, 과연 국내 대학에서 자기 연구를 하는 대학이 몇이나 될까. 적어도 자기 연구를 할 수 있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연구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930년 당시 국내 남아 출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연구가 있었던 반면 국내 출생 성비가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연구가 있기도 한 터라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히기로 하고 이 분야 연구에 몰두한 바 있었습니다. 당시는 직접 방문하고 오가며 자료를 얻어 분석하기를 반복했어요. 그렇게 4~5년 연구를 이어갔고 연구시설이 완비된 이후에는 배양 중인 포유류 난자 및 배아의 발생 과정을 연구했어요.
"어린 시절 순수한 생각들이 연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풍토 조성에 이제는 적극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조완규 총장은 노벨사이언스가 풍토 조성에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
미국 펜실베니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하버드의대 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생리학 연구소 등을 거치며 난자 성숙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고 귀국 후에는 서울대 문리대 이학부장을 맡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 활동을 했지요.
▲오 교수 = 앞으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조 전 총장 = 우리나라 사람들 중 노벨상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관심이 많아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심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풍토 만들기에 노력은 미흡하다는 생각입니다.
국내 과학기술은 지금껏 발전을 거듭해 왔어요. 그러나 이 시점에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 풍토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해요. 과학을 해 봤자 돈도 안 생기고 자리도 없고라는 인식이 퍼지면 어려워요. 사실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아직도 ‘과학자 해 봤자 뭣 하냐 의학을 하는 게 낫지 않냐’라는 인식이 있어요.
지금 과학 관련 부처가 10곳 넘게 있지만, 실상 장관은 과학자가 아니지 않는가. 이런 풍토로는 노벨상 접근은 쉽지 않아요. 어린 시절 순수한 생각들이 연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풍토 조성에 이제는 적극 노력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노벨사이언스가 풍토 조성에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N
노벨사이언스 science@nobelscien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