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연구팀, 소음만 차단하는 신개념 ‘복소 임피던스 타일’ 기술 개발
- 소형 전자제품부터 도심 항공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시스템의 소음 저감에 새로운 솔루션
(왼쪽부터) KAIST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양은진 박사과정, 김지완 박사과정 (1) |
소리는 작은 구멍이나 틈새만으로도 잘 빠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틈새를 통해 빠져나오는 소리는 보다 넓은 공간까지 잘 전파되며, 틈새를 전혀 막지 않으면서 외부 소리가 안에서 들리지 않게 하거나 내부 소리가 바깥에서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음향학적으로도 매우 도전적인 문제다.
국내연구팀이 다양한 산업 현장의 소음 문제 해결에 새로운 솔루션이 될 뿐 아니라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미래 기술인 항공 택시, 드론과 같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기계공학과 전원주 교수 연구팀이 구조물의 틈새나 개구부를 통한 열 교환과 공기의 흐름은 자유롭게 허용하면서도 소음은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음향 임피던스를 원하는 복소수 값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음향 메타물질인‘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음향 임피던스란 소리가 전파되는 매질(예: 공기, 물)이 가진 고유의 음향학적 특성으로, 일반적으로 매질의 밀도와 음속의 곱셈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그 값이 실수이며 매질이 정해지면 원하는 값으로 자유롭게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복소 임피던스 타일은 소리가 경계면에 부딪혀서 반사될 때 반사되는 소리의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까지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지게 한다. 이는 구조물 벽면에서 소리를 흡수만 하는 기존 기술과는 달리, 소리의 크기와 방향을 적절하게 조절해 소리가 틈새로 거의 빠져나가지 않고 구조물 내에서 가둬진 채 줄어들도록 한다.
흡음 기술을 개방형 구조에 적용했을 때의 소음 저감 성능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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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구조의 소음 저감을 위한 복소 임피던스 타일 |
연구팀은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적용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를 90% 이상 저감할 수 있음을 정밀한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후, 제작과 실험을 통해 소음 저감 성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구조물 내벽에서 소리를 100% 완벽하게 흡수하는 경우보다도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사용했을 때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를 훨씬 더 큰 폭으로 저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원주 교수는 “복소 임피던스 타일은 개구부나 틈새를 전혀 막지 않으면서도 소리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며, 얇은 두께를 갖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을 갖는 시스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재료가 아닌 구조의 형상적인 특징을 이용하기 때문에 습도나 온도 변화에 따른 유지 보수가 쉬울뿐더러 제작도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전자제품(헤어드라이기, 청소기 등)부터 향후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시스템의 소음 저감에 새로운 솔루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양은진 학생과 김지완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기계공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메카니컬 시스템 앤 시그널 프로세싱(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 (IF: 7.9, JCR 5/180(2.5%))'에 지난 3월 1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Complex-valued impedance tiles to reduce noise emanating through openings in mechanical systems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KAIST 도약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연구 배경
ㅇ 가전제품(예: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기계 및 전력 설비(예: 냉각탑, 변압기, 데이터센터), 미래 모빌리티(예: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구조물에는 열 교환이나 공기의 흐름을 위해 개방형 공간(개구부 또는 틈새)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개방된 공간으로 인해 제품과 설비 내부에 위치하는 소음원(팬, 모터 등)으로부터 발생한 소음이 불가피하게 외부로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ㅇ 제품이나 설비의 개구부를 통해 빠져나온 소음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의 질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스트레스, 우울증)에도 영향을 미치고, 청각 장애나 손실을 야기하며, 각종 민원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소음공해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소음공해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기오염과 더불어 인류에게 가장 큰 피해를 끼치는 물리적 환경공해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뚜렷한 솔루션이 부재한 실정이다.
□ 연구내용
ㅇ 본 연구에서는 음향 임피던스를 원하는 복소수 값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음향 메타물질인 ‘복소 임피던스 타일’을 개발했다.
ㅇ 본 연구진은 매우 얇은 두께를 갖는 임피던스 타일로도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리를 90% 이상 저감할 수 있음을 정밀한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후, 제작과 실험을 통해 소음 저감 성능을 검증하는 데 성공하였다.
□ 기대효과
ㅇ 복소 임피던스 타일은 개방형 구조와 소음원의 특성(개수, 위치, 주파수 등)에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서, 전자제품(헤어드라이기, 청소기 등)부터 향후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시스템의 소음 저감에 새로운 솔루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용어헤설
1. 음향 임피던스 (Acoustic impedance)
○ 음향 임피던스는 소리가 전파되는 매질(예: 공기, 물)이 가진 고유의 음향학적 특성이다. 매질이 달라짐에 따라 음향 임피던스도 달라지는데, 이러한 음향 임피던스의 차이는 소리가 매질 간 경계면에서 어떻게 반사되고 투과될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공기에서 단단한 벽으로 소리가 입사할 때는 음향 임피던스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리가 반사된다. 반면, 공기의 음향 임피던스와 비슷한 매질로 소리가 입사할 경우, 임피던스 매칭(Impedance matching)이 이루어져 반사 없이 대부분의 소리가 투과된다.
음향 임피던스는 일반적으로 매질의 밀도와 음속의 곱셈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그 값이 실수이다. 하지만, 실수 값뿐만 아니라 허수 값도 갖는 복소수의 영역으로 복소 값의 임피던스를 구현하게 되면, 경계면에서 반사되는 소리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리를 흡수하기만 하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소음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2. 주파수와 파장 (Frequency and wavelength)
○ 주파수는 소리가 전파될 때 진동 운동을 하는 매질 입자가 1초에 몇 번 진동하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단위는 헤르츠(Hz)이다. 파장은 소리의 한 주기가 공간에서 차지하는 길이로, 주파수가 높으면 파장이 짧아지고, 주파수가 낮으면 파장이 길어진다.
3. 음압 레벨 (Sound pressure level)
○ 음압 레벨은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으로, 단위는 데시벨(dB)이다. 음압 레벨이 높을수록 소리가 크게 들린다. 조용한 도서관에서의 소리는 약 30 dB, 일반적인 대화 소리는 약 50 dB, 청소기 소리는 약 80-90 dB, 헬리콥터 소리는 약 140 dB 이다.
KAIST 홍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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