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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기사승인 2021.02.09  18: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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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벨사이언스위원회’ 설립을 축하하며     

                                                                   

  •                                             조완규 한국노벨사이언스위원회 명예고문
  •                                                             서울대학교 (전) 총장
  •                                                               노벨사이언스 고문 

과학부문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10월이 되면 거의 한 평생을 과학분야 교육과 연구에 시간을 보내 온 나에게 언제 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인가? 질문하는 친구가 많다. 그럴 때는 옳게 답을 주지 못하여 곤혹스럽고 답답하다.

30~40년 전 그런 물음에는 우리 형편을 설명하며 서슴없이 아직 멀었다고 답하였다. 일제 통치에서 해방된 1945년 이학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과학자는 단지 4, 5명이었다. 그 뒤 여러 곳에 대학이 설립되었지만 교육 및 연구환경은 몹시 열악하였다. 당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이학부 5개 학과에 교수는 단 14명이었고 교육 및 연구시설은 극히 취약하였다. 1950년 터진 6.25 전쟁으로 대학 건물 등 교육시설은 파괴되었고 교수와 학생 다수를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상은 단지 하늘의 별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과학기술력이 나라 경제발전에 필수요건이라며 1960년에 수립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그리고 매년 수립되는 정부의 년차계획에 강력한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포함하였다. 미국이 월남 파병대가로 제공한 600만 달러를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백성을 위한 식량구입에 소비하지 않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세웠다. 또한 대일청구권 자금과 IBRD 차관 등의 재원으로 대학의 과학기술 교육에 필요한 실험기자재 구입 그리고 각 분야 정부출연연구소를 창설하고 지원하였다. 그로 인하여 1960년 1인 소득 60달러인 세계 최빈국인 대한민국을 단지 반세기만에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세계 경제 10대국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물론 6.25전쟁 후 이어지는 남북대치로 국가 예산의 3분의 1이 방위비로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바로 기적을 창출한 것이다. 재정형편이 어려운 때 힘들여 발려온 차관금, 가발을 팔아 번 돈 그리고 서독 파견 간호사와 광부가 벌어 온 피와 땀이 어린 재원을 대학 교육과 연구시설 개선에 투입하고 정부의 지속적 연구개발비 지원과 산업체의 연구개발에 투자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연구역량은 세계 수준급에 이른다. 이런 불굴의 상황에서 국민이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염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근래 7~8년 전부터 S-오일이 지원하는 대한민국 우수 이학박사학위 취득자 시상사업이 있다. 수상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나는 매년 젊은 이학박사 취득자의 논문을 대하면서 연구의 질이 국제수준급임을 보고 감탄하며 우리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이게 되었다.

대부분 노벨상 수상자는 학위과정에서 수행된 연구 및 그 뒤 이어진 연구의 창의성과 그 연구결과가 미치는 인류복지 증진 기여도를 평가하고 선정되어 왔다. 노벨상 수상자의 나이는 대체로 60세가 넘는다. 그것은 그들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될 근거가되는 연구는 20년 혹은 30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평가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 및 연구기관이 최첨단 연구용 기기를 갖추면서 연구 내용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물론 우수 연구가 첨단 기기의 유무에 달린 것은 아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창의적인 연구이면 노벨상 수상자 후보자로 선정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도 불원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다만 정부, 학계 그리고 사회가 가능성이 큰 과학자를 발굴하여 이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결과를 내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국내외로 홍보하여야 한다. 결국 자기 나라의 관심과 지원이 없는 한 노벨상 수상자 배출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본의 예를 보자, 1949년 ‘유가와 히데키’ 교수를 시작으로 그동안 20여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일본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 과학자를 공동연구원 혹은 연구기관의 자문위원으로 활용한다. 일본의 대표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세계 저명 과학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활용하며 연구업적 평가도 그들에게 위탁한다. 2~3주 동안 철저하게 연구 내용을 검토 평가하여 연구과제 폐기 혹은 지속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그 결정을 수용한다. RIKEN이 체면불구하고 이 같은 과정을 거치기에 일본 노벨상 수상자 배출 연구소가 된 것이다. 우리도 그 같은 평가제도를 확립함으로서 노벨상 수상자 배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노벨상 수상자 배출에 대한 열망이 불기 시작했다.  6년 전 언론인 이도수씨가 ‘노벨사이언스(Nobel Science)’라는 과학잡지를 발행하여 노벨 수상자의 업적과 세계 과학기술계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노벨사이언스(Nobel Science)’의 노력으로 그동안 저조했던 노벨과학상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더욱 열망의 뜻을 같이 하는 이들 몇 분의 과학자들과 함께 근간에 설립한 “한국노벨사이언스위원회”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원로로 구성되고 있다. 크게 기뻐하고 축하하며 격려하는 바이다.

‘한국노벨사이언스위원회’ 발족에 혼신의 뜻을 같이한 실무위원으로 참여한 과학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우리 학계 및 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있기를 갈망한다.

노벨사이언스 science@nobelscience.co.kr

<저작권자 © 노벨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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