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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 경신

기사승인 2021.04.07  08: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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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에너지硏, 포메이트 페로브스카이트 기술 세계 최초 개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25.6% 효율 기록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광전소자 개발 기대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김진영 UNIST 교수, 김동석 KIER 박사, 윤영진 UNIST 박사, 김민진 KIER 박사, 서종득 UNIST 연구원
개발된 물질을 쓴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UNIST(울산과학기술원)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태양광 발전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세계 최고 효율을 경신했다.

‘유사할로겐 음이온 물질’(Pseudo-halide Anion)인 포메이트(HCOO-)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넣어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25.6%에 달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것이다. 이는 논문으로 정식 보고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중 최고다.

연구진은 전지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소재의 구성 원소 조합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바꿔 효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같은 광전소자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와 함께 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최고 권위 국제 과학 학술지인 Nature誌에 4월 5일 자로 게재됐다.

합성 쉽고 저렴한 페로브스카이트, 디스플레이 및 센서 분야 재료로 주목

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해 규칙적인 입체구조(결정)를 갖는 물질이다. 일과 중 태양이 떠 있는 위치에 따라 발전 효율이 크게 달라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입사각에 민감하지 않아 설치 위치에 제약이 적은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합성이 쉽고 저렴해 디스플레이, 센서 등 분야에서 연구되며 태양광 발전 원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이지만, 현재 태양전지의 효율은 일반적 상용인 실리콘 태양전지에 미치지 못하고 내구성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태양전지의 효율은 광활성층 물질이 결정하는데, 이 전지의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는 ABX3(A:1가 양이온, B:금속 양이온, X:할로겐 음이온)인 화학 조성을 갖는 비교적 간단한 구조의 물질이다. 이 물질은 화학 조성 변경으로 태양광 흡수 영역(밴드갭) 확장 및 제어가 가능해 지난 10년 동안 태양전지의 광활성층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빠르게 발전해 왔다.

개발된 태양전지 구조 및 특성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구조 및 특성

 

페로브스카이트 ABX3 구조 중 A와 B에는 각각 methylammonium (MA), formamdinum(FA), ethylammonium(EA), cesium(Cs), rubidium(Rb) 등과 같은 다양한 유·무기물 복합물 등과 lead(Pb), tin(Sn), germanium(Ge), magnesium(Mg) 과 같은 물질들이 보고되며 연구에 진척을 보여왔다.

그러나 X 위치에 올 수 있는 물질들은 할로겐 음이온인 브롬(Br-) 과 아이오딘(I-) 이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할로겐 음이온의 낮은 안정성과 높은 민감도로 인해 연구의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목한 연구진은 전지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구성 원소 조합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바꿔 효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가장 큰 성과는 ‘유사할로겐 음이온 물질’인 포메이트를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넣어 상호작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의 전기적ㆍ화학적 성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데 성공하였다.

연구팀은 “포메이트는 이전에 연구되지 않았던 물질이라 아주 기초적인 영역에서부터 분석하였다. 먼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내 이 물질의 호환성을 예측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후 포메이트 물질이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연구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연구 결과, 포메이트는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이 전하의 수명을 기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시켜 많은 전하를 전기에너지로 바뀔 수 있게 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태양광 자극을 받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전자(음전하 입자)와 정공(양전하 입자)를 내는데 이 둘은 이른 시간에 재결합해(recombination)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포메이트는 이를 막는 역할을 한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입자 크기를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직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어 결정성을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개발된 물질은 쓴 태양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음이온 일부, 물질 교체로 전지효율과 내구성 향상시켜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에서 포메이트 물질이 기존 할로겐 물질(이이오딘, 브롬)들과 비교해 어떤 면에서 뛰어난 특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포메이트는 할로겐 음이온으로 사용되고 있던 Br-, I-, Cl-와 BF- 보다 음이온 공석(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것)에 대한 결합에너지가 높아 광활성층내의 결함을 빠르게 막아준다는 사실을 분자동역학적 시뮬레이션(Molecular dynamic simulation)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이는 빈자리를 빠르게 메워주어 결함을 제거하는 셈이다. 결함 자리에서 태양광 생성 전하 입자가 소멸하기 때문에 결함이 적을수록 효율이 높다. 개발된 광활성층을 이용한 태양전지의 구조는 메조스코픽 구조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이 구조는 평면구조와 비교해 전지의 안정성이 뛰어나고 페로브스카이트의 히스테리시스(Hysteresis) 특징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지에 쪼여진 태양광 에너지를 100으로 보았을 때 이를 전기로 바꾸는 효율인 전력변환효율로 보면, 현재 논문 출간된 효율 중 최고 효율인 25.6%를 기록했다. 미국의 공인인증기관인 Newport社에서도 25.21±0.8%의 전력 변환 효율을 인증받았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기록적 전력변환효율에 대해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의 뛰어난 전기적ㆍ광학적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방전압 손실의 경우 Shockley-Queisser가 제시한 한계치의 96%의 값을 기록하였고 이는 유사할로겐화물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내의 비방사재결합(non-radiative recombination, 생성된 전자와 정공이 재결합하면서 사라질 때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줄여줘서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박막봉지(encapsulation) 과정 없이 20%이하의 습도에서 섭씨 60℃로 열을 가할 때 1000 시간 동안의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작동 안정성 부분에서도 450시간 동안 초기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김진영 UNIST 교수, 김동석 KIER 박사, 서종득 UNIST 연구원, 김민진 KIER 박사, 윤영진 UNIST 박사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연구 방향성 제시

이번 연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페로브스카이트를 이루는 음이온 일부(용액함량 2%)를 포메이트(HCOO-)란 물질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지 효율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포메이트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의 규칙적인 입체구조가 단단히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 포메이트가 금속 양이온과 상호작용해 결합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입체구조가 규칙적으로 잘 자란 소재(결정성이 우수한 소재)를 쓰면 전지 효율이 높다. 실제로 포메이트를 첨가하지 않은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대비 효율이 10% 이상 향상됐다.

UNIST 김진영(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아이오딘(I-)이나 브롬(Br-) 이온만을 음이온 자리에 쓸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포메이트의 크기가 기존 음이온과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지 제작을 담당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동석(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장) 박사팀은 “개발된 물질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의 태양전지 셀(cell)을 설계하고 제작해 25.2%의 높은 공인 기록(美 Newport社 공식인증)도 확보했다”며 “동일한 품질의 전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 상용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석 박사팀은 ‘13년부터 김진영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제1저자인 정재기 UNIST 박사(現 로잔공대)는 “포메이트가 페로브스카이트 결정 내 음이온 자리에서 주위 원소들과 상호작용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도 크다”며 “이번 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연구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노벨사이언스 science@nobelscience.co.kr

<저작권자 © 노벨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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